
소개
2021년 개봉한 <언포기버블(The Unforgivable)>은 샐리 웨인라이트의 드라마 '언포기븐(The Unforgiven)'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경찰을 살해한 혐의로 20년간 복역한 주인공이 가석방된 후, 사회에 적응하며 헤어진 어린 여동생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노라 핑샤이트이며, 출연 배우는 산드라 블록(루스 슬레이터 역), 빈센트 도노프리오(존 잉그램 역), 존 번탈(블레이크 역) 등이 있습니다.
줄거리
루스는 20년간 감옥에서 복역하다 가석방됩니다. 죄명은 보안관 살해입니다. 과거 아버지의 자살로 5살 난 동생 케이티와 함께 살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퇴거 집행을 위해 온 경찰에게 맞서다 경찰을 살해하게 됩니다. 사건 이후 케이티는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고, 루스에게는 접근 금지 명령이 내려집니다. 수감 생활 중 사회복지사를 통해 케이티에게 수많은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한 번도 오지 않았습니다. 케이티를 낳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을 친딸처럼 키웠던 루스는 동생이 잘 지내는지 늘 알고 싶어 합니다.
루스는 인터넷에서도 케이티의 소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이 살았던 옛집이 팔렸다는 기사를 접하고, 버스를 타고 그곳을 찾아가 새 집주인 존을 만납니다. 루스는 정체를 숨긴 채 과거 자신이 현관 장식장을 직접 만들었던 이야기를 꺼내고, 존은 호의를 베풀어 장식장을 보여준 뒤 루스를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 줍니다. 루스는 자신이 수감자였던 사실을 숨긴 채 여동생을 찾고 있다는 사정을 털어놓고, 변호사인 존은 명함을 건네며 돕겠다고 말합니다.
루스는 가석방 담당관 빈스가 소개해 준 생선 가공 공장과, 우연히 알게 된 비영리 단체의 노숙인 식당 건축 현장에서 목수로 일합니다. 공장 동료 블레이크는 루스에게 호의를 보이지만, 루스가 자신이 경찰 살해범임을 고백하자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합니다. 이후 공장 전체에 소문이 퍼지고, 아버지가 경찰이었던 한 동료는 분노해 루스를 무자비하게 폭행합니다.
한편, 출소 당시부터 루스를 주시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살해당한 보안관의 큰아들입니다. 보안관의 사망 이후 남겨진 가족은 집을 잃었고, 어머니는 오랜 투병 생활 중이었습니다. 큰아들은 어머니를 간병하며 루스를 향한 증오를 키워갑니다. 그는 동생 스티브에게 복수를 제안하지만 스티브는 가정이 있다며 거절합니다. 그러나 형의 지속적인 설득에 스티브는 결국 루스를 직접 찾아가게 되고, 루스와 마주한 뒤 케이티를 향한 복수를 결심합니다.
루스는 존의 도움으로 케이티의 양부모를 만납니다. 양부모는 케이티가 과거의 충격으로 어린 시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며, 살인자인 언니의 존재를 아는 것이 아이에게 해가 된다고 단호히 거절합니다. 대화 중 감정이 격해진 루스는 난동을 부리고, 양부모는 자리를 뜹니다. 루스의 태도에 실망한 존 역시 더는 돕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루스는 깊은 절망에 빠집니다.
하지만 케이티의 양부모가 루스에 관해 나누는 대화를 양녀인 에밀리(케이티의 동생)가 우연히 엿듣게 됩니다. 루스의 존재와 감춰진 편지들을 확인한 에밀리는 편지를 모두 읽고 눈물을 흘리며 루스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제안합니다. 한편, 루스와 에밀리가 만나는 모습을 미행하던 스티브는 에밀리를 케이티로 착각하고 그녀의 뒤를 밟습니다.
감상 후기(스포일러 포함)
동생을 딸처럼 키운 언니는 사실 동생의 죄를 대신 뒤집어쓴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방아쇠를 당긴 건 5살이던 동생 케이티였지만, 루스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모든 죄를 짊어지고 20년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법적으로 형기를 다 채우고 나왔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를 살인자로만 봅니다. 피해자 가족이 분노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들에게 루스는 가정을 망가뜨린 사람일 뿐이니까요. 죗값을 법으로 치렀다고 해서 피해자의 상처가 아물거나, 그들이 용서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영화는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산드라 블록의 연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과 늘 경계하는 듯한 표정에서 20년간 단절된 삶을 산 사람의 고립감이 느껴졌습니다. 초반에는 경찰을 죽인 살인범이라는 사실 때문에 저도 루스에게 거리감을 뒀는데, 뒤에 진실을 알고 나니 그녀가 짊어졌던 것의 무게에 놀랐습니다.
타인의 목숨을 강제로 빼앗고 법으로 벌을 받았지만, 개인이 '죄인을 용서할 수 있나?'는 다른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그녀가 겪는 일들, 받는 시선들이 관객인 제가 보내는 시선과 다르지 않았습니다.